[인터뷰] “오랜 수사 경험 살려 부당한 피해 입지 않도록 할 것”

이대성 기자 [email protected]

법률사무소 사름 이구영 성호진 대표 변호사

경찰 출신 형사 전문 변호사
20여 년간 다양한 분야 수사
현장 감각·증거 수집력 장점
“정당한 공무 집행 법률 지원”

형사 전문 변호사로 활동 중인 법률사무소 사름 이구영(오른쪽) 대표 변호사와 성호진 대표 변호사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사건의 실체가 왜곡되지 않고 억울함이 없도록 하는 데 지향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형사 전문 변호사로 활동 중인 법률사무소 사름 이구영(오른쪽) 대표 변호사와 성호진 대표 변호사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사건의 실체가 왜곡되지 않고 억울함이 없도록 하는 데 지향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변호사 시험을 통해 한 해 1400명 이상의 변호사가 새롭게 배출되면서 법률 시장의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갖거나, 관련 경력과 노하우를 십분 활용하는 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최상의 방책일 터. 경찰 출신 변호사는 어떨까. 그것도 20년 이상 수사를 해온 베테랑 수사관들이라면 경쟁력은 더욱 차별화된다.

법률사무소 ‘사름’의 이구영(49)·성호진(46) 대표 변호사는 경찰로 20년 넘게 일했다. 두 사람은 부산경찰청과 일선 경찰서에서 강력 사건을 비롯해 경제·지능범죄, 교통사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수사를 했다. 그랬던 둘은 지난해 2월 돌연 퇴직했고, 변호사로 새출발했다. 더 늦기 전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사름의 뜻을 묻자, 이 변호사는 “사람의 방언이고, 삶의 어원이며, 논에 옮겨 심은 모가 뿌리를 내려 생기를 띠는 상태를 뜻하기도 한다”며 “변호사로서 첫걸음이 중요하단 의미와 초심을 잃지 말자는 뜻에서 지은 이름”이라고 말했다.

경찰대 출신인 둘은 수사의 전문성을 위해선 보다 깊은 법률 지식이 필요하다고 보고 법률 공부를 시작했다. 이 변호사는 2011년 사법고시, 성 변호사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진학 후 2016년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두 사람은 현재 ‘형사 전문 변호사’로서 활동 중이다. 형사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덕에 수임 사건의 80% 정도가 형사 사건이다. 이 변호사는 “경찰의 수사, 검찰의 공소 제기, 법원의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을 직접 수행하고 경험했기 때문에 형사 사건은 자신 있다”며 “오랜 수사 경험으로 현장에 대한 이해와 증거 수집력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사실이 왜곡되지 않고 억울함이 없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경찰로 일할 당시 원칙을 중시하는 꼼꼼한 업무 처리로 정평이 나 있었고, 주말에도 출근해 법률 조문을 읽으며 법률 지식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이는 변호사 생활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 수임 여부를 결정할 땐 원칙이 있다고 한다. 이 변호사는 “의뢰인이 거짓을 말하는 사건이나, 마약, 도박,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조폭 사건은 절대 맡지 않는다”고 말했다.

1년여간 변호사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는,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을 앓는 대학생이 항우울증 약을 복용한 뒤 차량을 훔쳐 무면허 운전을 하고 다수의 차량을 파손한 사건을 들었다. 이 변호사는 “양극성 정동장애는 조증과 우울증이 번갈아 가며 나타나는데, 병원에서 우울증 진단만 받은 상태여서 항우울증 약만 복용하는 바람에 조증이 더욱 악화돼 일어난 사건이었다”며 “양극성 정동장애 환자에게 조증이나 우울증 중 어느 한쪽 약만 처방하면 증세가 다른 한쪽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내 검찰 기소 단계에서 참작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직엔 아직 애정이 많다. 두 사람은 부산 경찰 직장협의회는 물론, 퇴직 경찰 모임인 부산시재향경우회를 대상으로 무료 법률 자문을 해주고 있다. 후배 경찰들에게는 수사 관련한 법 해석과 적용, 수사 진행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있다. 성 변호사는 “정당한 경찰의 직무 집행과 단속 과정에서 독직폭행이나 과잉 대응을 이유로 경찰이 피해를 보거나 공권력이 위축되는 경우가 많다”며 “정당한 공무 집행에 불리함이 없도록 법률 지원도 꾸준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